Monday, March 7, 2011

설 음식과 와인 궁합…떡만두국=피노 노아와 천생연분

▲ “와인 진맥 잡기가 사람보다 어렵네요.”“사진 찍기가 음식 만들기보다 어렵네요.”수원 함소아 한의원 원장인 윤철상씨(오른쪽)가 호텔 홀리데이 인 서울 조리과장 김창수씨(가운데), 와인 레스토랑‘민가다헌’소믈리에 조윤주씨와 함께 우리 설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춰보고 있다. 김 조리과장은 사진촬영이 익숙지 않아 진땀을 흘렸다.사진=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기자 (블로그)adamszone.chosun.com
설이나 추석 선물로 와인을 선물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선물 받은 와인을 어떤 음식과 함께 마셔야 할지 몰라 당혹스럽다. 떡만두국, 갈비찜 등 대표적 설 음식과 가장 어울리는 와인의 ‘궁합’을 맞춰봤다.

와인이라면 누구보다 훤한 조윤주(31) 서울 인사동 와인레스토랑 민가다헌(閔家茶軒·02-733-2966) 소믈리에, 그리고 사람은 물론 와인의 체질 ‘감별’(시음)에도 조예가 있는 윤철상(33) 수원 함소아 한의원 원장의 도움을 받았다.

이번 ‘맞선’에 나선 와인들은 1만~5만원의 중저가. 시중 와인숍에서 어렵잖게 구할 수 있다. 설 음식은 호텔 홀리데이 인 서울 한식당 이원(李苑·02-7107-266) 조리과장 김창수(57)씨가 맡았다.


    ◆육수의 감칠맛 더하는 레드와인

    조랭이떡을 넣은 만둣국의 ‘천생연분’은 피노 노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이다. 입에 머금으면 묽은 듯하면서도 신맛, 떫은맛, 단맛, 쓴맛 등 여러 맛이 섬세하게 퍼지는 우아한 와인이다. 이 우아함이 간을 진하게 하지 않은 만두소 고기, 육수의 감칠맛을 더 분명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이번에 마신 피노 노아는 프랑스 부르고뉴산 ‘루이 라투르 산테네이(Louis Latour Santenay)’.

    ◆갈비찜과 카르메네르 와인

    갈비찜은 사람으로 치면 ‘기가 센’ 쪽에 속한다. 그렇지 않아도 맛이 진한 갈빗살에 간장, 설탕, 참기름 등 각종 양념이 배어 있다. 강한 사람이라면 강한 사람과 만나야 하는 것은 음식과 와인 궁합에서도 마찬가지다. 칠레 고유 품종인 카르메네르(Carmenere)로 만든 ‘칼리나(Calina) 카르메네르’. 떫은맛과 신맛이 짙고 풍부해서 갈비찜의 드센 기운을 보완해줬다.

    ◆호박죽과 샤도네이 와인

    호박죽은 강하지 않은 단맛이 있으면서도 약간은 텁텁한 뒷맛을 남기는 게 특징. 샤도네이(Chardonnay) 화이트와인이 잘 어울렸다. 신선한 과일향과 약한 쓴맛이 텁텁한 호박죽의 뒷맛을 입속에서 깨끗하게 지워낸다. 섭씨 8~10도로 차갑게 마셔야 신선함이 살아난다. 이번 짝짓기에 나선 와인은 미국 켄달잭슨(Kendall-Jackon)사의 ‘빈트너스 리저브 샤도네이(Vintner’s Reserve Chardonnay)’.

  • ◆다식과 머스캣 와인

    머스캣(Muscat)은 단맛이 강해 서양에서는 디저트에 곁들이는 와인. 이탈리아에서는 모스카토(Moscato), 스페인에서는 모스카텔(Moscatel)이라 부른다. 달콤하면서 샴페인처럼 올라오는 기포가 매력적인 스페인산 ‘빌라 M 모스카텔(Villa M Moscatel)’을 차갑게 식혀 흑임자 및 콩다식과 맞춰봤다. 흑임자다식과는 괜찮았으나 콩다식은 텁텁하고 구수한 맛이 너무 짙어서 와인의 맛과 향을 억눌렀다.

    ◆산적·신선로와 로제와인

    “칠절판이나 산적, 신선로, 삼색전은 여러 가지 재료의 맛이 섞여 있어서 와인을 맞추기가 참 어려워요. 이럴 땐 ‘성격 좋은’ 로제(Rose) 와인이 딱이죠.” 로제 와인은 와인 제조 중간 단계에서 포도껍질을 제거해 레드도 아니고 화이트도 아닌 핑크빛 와인.(포도껍질을 끝까지 넣어두면 레드가 되고, 미리 빼내면 화이트가 된다.) 그래서 로제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의 성질을 함께 지녀 여러 음식과 두루 맞는다. 조 소믈리에는 “어떤 와인이 좋을지 모르겠다면 일단 로제와인을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단맛이 많은 한국 음식에 잘 어울린다. 역시 차갑게 마셔야 제맛이 난다. 호주에서는 로제를 화이트 시라즈(white shiraz)라고도 부르는데, 이번에 마신 와인은 호주산 ‘밴락 스테이션(Banrock Station) 화이트 시라즈’.

    [신혼여행] 풀빌라 리조트 소개

    • 다음은 동남아의 주요 풀빌라.
      ◎푸켓

      에바손

      2001년 아일랜드 리조트를 인수해 건물의 뼈대만 남기고 리노베이션해 2002년에 개장한 새 리조트. 시원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개인 풀장이 있어 둘만의 달콤한 허니문을 즐기기에 좋다. 이곳의 식스센스 스파는 태국 제일로 꼽힌다. 인근의 자그마한 ‘본’ 섬에 전용 비치를 갖고 있어 스노클링, 카누 등 갖가지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3박5일 150만원대. 디럭스패키지 127만원부터. www.evasonphuket.com

      반얀트리

      태국식 지붕과 형형색색의 꽃들로 꾸며진 107개의 빌라가 정원 곳곳에 독립된 형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내부도 태국의 전통을 살린 그림과 조각들로 치장했다. 푸른 연못을 보며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거나 빌라 안에서 각각의 요리사를 불러 풀 사이드 파티도 할 수 있다. 3박5일 139만~175만원 www.banyantree.phuket.com

      다이아몬드 클리프 리조트

      허브에 둘러싸인 채 즐기는 타이 스파와 마사지가 호사스럽다. 각 빌라에 있는 개인 전용 풀장은 자쿠지와 아쿠아 베드, 개인 사우나실을 갖추고 있다. 잔디가 곱게 깔려 있는 넓은 정원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빌라마다 담당 집사가 배정돼 있어 전문적인 밀착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3박5일 174만~199만원. 디럭스 허니문 패키지 114만~149만원. www.diamondcliff.com




    • 후아힌 에바손 리조트에 있는 40채의 단독 풀빌라들은 우아한 침실과 전용 야외 수영장, 선탠용 의자 등을 갖췄다.


    • ◎후아힌

      에바손

      40채의 단독 풀빌라에는 황실을 연상케 하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침실과 전용 야외수영장, 반 개방형 샤워시설, 썬탠용 의자와 썬라운지 등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둘만의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3박5일 134만원 www.evasonhuahin.com

      ◎끄라비

      라야바디 프리미어 리조트

      신비스럽고 장엄한 석회암 절벽에 둘러싸인 리조트. 시원하게 흔들리는 야자나무는 그림 같다. 삼면이 교묘하게 해안으로 둘러싸여 있어 보트로만 접근할 수 있으며, 외부에서는 리조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3박5일 149만~184만원 www.rayavadee.com

      ◎발리

      리츠칼튼 탈라소

      대리석 욕실에는 가족들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도록 디자인된 넓은 욕조가 마련돼 있다. 풀빌라는 모두 전용풀장을 갖고 있으며, 객실과 욕실의 규모가 일반객실의 2~3배 규모다. 빌라 투숙객들은 리조트 내 18홀 퍼팅 골프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바닷물을 직접 끌어올려 적당한 온수로 만들어 제공하는 ‘아쿠아토닉 풀’이 여성들에게 인기다. 3박5일 135만9000원. www.ritzcarlton.com

      마야 우붓 리조트 & 스파

      산악트래킹, 하이킹, 레프팅, 산악조깅, 테니스, 골프 등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열대정원이 풍요롭고 주변 경관도 시원하다. 3박5일 159만원. www.mayaubud.com

      포시즌 리조트

      ‘아름다운 언덕’이라는 뜻의 부키트 페르마이 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입구는 여러 갈래 길을 통해 들어갈 수 있으며 그 안으로 정원과 빌라가 있다. 또한 반짝반짝 빛나는 개인 풀은 마치 바다의 한 조각을 떼어 놓은 듯 하다. 욕실은 대리석 바닥으로 마감을 했으며 바다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과 욕조 안에 가득한 향기로운 꽃잎들과 허브로 피로를 씻을 수 있다. 비치프론트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 인도네시안·이탈리안 요리를 재즈 선율과 함께 맛볼 수 있다. 3박5일 189만9000원. www.fourseasons.com



    • ◎롬보크

      오베로이 롬보크

      인도네시아 군도 발리섬에 이웃해 있는 오염되지 않은 섬 롬보크의 해변가에 위치한 리조트. 각 빌라는 돌로 된 높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어 밖에서 엿볼 수 없다. 3박5일 169만원. www.oberoihotels.com

      풀빌라 클럽

      오베로이와 함께 주 정부가 인정하는 5성급 리조트. 1층에 거실과 욕실이 있고 2층에도 침실과 욕실, 테라스가 황홀하게 배치돼 있다. 1층 거실에서 풀장으로 바로 연결이 되며, 수상카페가 설치되어 있어 그네를 타며 수영장 안에서 시원한 각종 음료수를 즐길 수 있다. 3박5일 79만원. poolvillaclub.aerowisata.com

      홀리데이인 리조트

      메인풀과 풀 사이드 레스토랑, 스파 센터가 즐기기 좋다. 약 2㎞ 거리의 야자수 해변이 편안한 쉼터가 된다. 해변가의 일몰도 멋지다. 3박5일 149만원. www.sixcontinentshotels.com/holiday-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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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혀두었던 와인 책 들고 떠났다! 김호진의 도쿄

    ‘남자도 요리를 잘할 수 있다’는 유행을 만들어낸 트렌드세터 김호진. 한식ㆍ일식ㆍ중식 등의 요리 자격증에, 요리 토크쇼까지 진행했던 그가 이번엔 와인 여행서 촬영차 일본 여행 길에 올랐다. 오는 6월 한 권의 책으로 묶여질 그의 도쿄 와인 여행기를 여성조선에서 먼저 담아본다.



    “천성이 음식 하는 걸 좋아하고, 또 먹는 것도 좋아해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하죠. 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새로운 음식들을 마음껏 먹어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일종의 도전정신 같은 게 발동한다 할까요?”

    훌쩍 여행 떠나길 좋아한다는 김호진. 하지만 어느 도시에 가든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은 호기심과 욕망에 여행의 주 코스는 늘 레스토랑과 카페로 정해진단다.

    지난 4월 둘째 주, 그는 또 한 번의 여행길에 올랐다. 올초 아내 김지호와 함께 만든 방콕 무크 북에 이어 두 번째 책을 만들기 위한 길이다. 이번에는 일본, 그리고 혼자다. 왜 하필 ‘일본’이냐 묻는다면 음식과 어울리는 다양한 와인 맛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리고 와인이라는 게 사람을 만나게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녀석이라 혼자 떠나도 외롭지 않을 거라 생각했단다.


    1 카페 겸 바인 크리스톤 카페의 인테리어 모티브는 ‘교회’. 술을 파는 집의 모티브치고는 아이러니컬하다. 2 우리나라 김치를 일본식 퓨전으로 만들어낸 쿠사노 하나.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이 오픈했다고. 3 생선을 꼬치에 꿰어 화덕에 구워주는 생선구이 전문점인 카나. 메뉴판이 따로 없고 그날 들어오는 싱싱한 해산물로 바로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 4 도쿄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와인과 퓨전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와인바, 소노. 조용하게 와인 한잔 즐기기 좋은 곳이다.
    와인,  소문난 맛집에서 즐겨보다

    와인 즐기기 좋은 나라, 일본
    여행 다닐 때 무조건 한식만 찾는 사람들이 있다. 어디서든 그 나라 음식은 맛도 보지 않거나, 겨우 한번 찍어먹고는 맛없다고 평가해버리는 사람들. 김호진은 이를 두고 ‘기회’를 놓친 거라 말한다. 다양한 맛을 음미할 ‘기회’가 많은 곳, 일본을 와인투어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 음식점들은 다양한 요리만큼이나 저마다의 특징이 있는 와인 리스트를 갖고 있다. 식사를 하기 전 마시는 테이블 와인부터 디저트에 곁들여 마시는 스위트 와인까지 풀 버전은 아니더라도 식사 중에 음식과 함께 마시는 와인은 기본! 아무리 작고 허름한 집이라도 예외가 없었단다.

    5 그랜드 피아노가 있고 화덕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서인지 와인 한잔 하기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 허니스가든. 6 스모 선수들이 먹는다는 고칼로리의 죽, 찬코나베. 큰 냄비에 굵직하게 토막낸 생선이나 고기, 달걀, 해산물 등에 밥이나 면을 넣고 끓여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고. 7 살아 있는 장어를 즉석에서 튀겨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던 튀김집 츠나하치.
    맛집 메모해두었다가 발품 팔며 찾아다니다
    일본에 갈 때 꼭 가보려고 모아두었던 일본의 맛집 지도를 꺼내들고 찾아다녔다. 이 맛집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와인과 요리를 같이 즐기기 좋은 집이라는 것. 워낙 식당 종류가 다양해 몇 곳만 추리는 일이 쉽진 않았다고. 우선 일본 특유의 요리와 퓨전 요리, 숍 분위기로 카테고리를 나눠 한곳씩 선택했다. 일본의 대표 요리인 튀김과 돈가스집, 퓨전 요리를 선보이는 찬코나베와 카나, 쿠사노 하나, 야경이나 숍 인테리어가 감성적인 소노와 크리스톤 카페가 그의 와인 여행 루트로 꼽힌 곳들.
    가장 인상 깊었던 집은 튀김 전문 요리점인 ‘주나하치’. 살아 있는 장어를 즉석에서 튀겨 만든 만큼 바삭한 맛이 예사가 아니었다고. 요리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특별히 숍에 준비된 프랑스 와인이 튀김과 너무 잘 어울려 입안에 호사를 누렸다. 화덕에 생선을 구워주는 ‘카나’도 기억에 남는단다. 눈앞에서 요리를 해주는데 화덕 위의 생선을 보고 있노라니 무인도에 떨어진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고. 나중에 아내 김지호와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나만의 파리를 만나러 골목길로 간다, 왜? 에펠탑은 지겨우니까

    파리의 젊은이들은 휴일에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에 가는 대신 ‘마레(Marais)’지구와 ‘누보 마레(Nouveau Marais)’에 간다. 옷은 근처 ‘레퍼블릭(Republique)’에서 사고, 금요일 밤은 ‘바스티유(Bastille)’에서 불태운다. 짧은 출장, 짬을 내서라도 특별한 파리의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마레’를 중심으로 골목길을 누벼보자. 이 길에 들어서면 동성애를 상징한다는 무지갯빛 깃발이 폭죽처럼 휘날리고, 중고 옷 가게와 맛집, 거리 음악이 곳곳에 있다. 경쾌하고 아찔한 즐거움이 있는 마레. 우아한 파리의 그림자는 잠시 잊어도 좋다.
    ■ 출발
    지하철 1호선 ‘생 폴(St-Paul)’역에서 내리면 펼쳐지는 다채로운 골목 마을. 생 폴을 기준으로 왼쪽 ‘퐁피두 센터’까지 뻗어있는 골목길들은 ‘마레’, 오른쪽 바스티유 광장까지 나 있는 골목길들은 ‘누보 마레’라고 생각하면 된다.
    ▲ 휴일의 마레거리
    ■ 볼거리
    피카소(Picasso) 박물관과 카르나발레(Carnavalet) 박물관을 추천한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이 주는 크기와 역사의 웅장함은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한 멋이 있다. 카르나발레 박물관은 건물 안의 미술작품보다 예쁜 정원으로 더 유명하다. 복잡한 도형처럼 다듬어진 잔디와 나무들 사이로 꽃들이 앞다퉈 피어 있다. 주말이면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사진을 찍으려는 파리지앵들로 넘쳐난다. 피카소 박물관 입장료는 9.5유로(1유로 1290원 기준), 카르나발레 박물관은 무료.
    ▲ 카르나발레 박물관 정원
    퐁피두 센터는 현대적인 파리의 맨 얼굴을 볼 수 있는 곳. 넓은 광장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음악을 듣거나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입장료는 10유로. 전시회장 꼭대기에 올라가면, 에펠탑 아래로 펼쳐진 파리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베아쉬베(BHV) 백화점을 들러봐야 한다. 각종 미술 공구와 DIY 재료·부품을 저렴하게 판다. 지하 1층에 자리잡은 브리콜로 카페(Bricolo Cafe)도 유명하다. 얼핏 보면 꼭 창고 같이 생긴 이 곳은 하루 종일 앉아 사진을 찍고 놀아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다양한 빈티지 소품과 공구들로 가득 차 있다.
    ▲ 퐁피두센터 외관
    ■ 먹거리
    쉐 자누(Chez Janou)는 ‘자누네 집’이라는 뜻의 음식점이다. 저녁 때면 30~40분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갈비살 스테이크에 겹겹이 쌓아 구운 감자, 토마토가 곁들여 나오는 ‘앙트르코트 비스트로(Entrecote Bistrot·13유로)’를 가장 많이 찾는다. 어떤 음식을 주문해도 ‘기본’은 한다. 디저트인 초콜릿 무스도 맛있다. 01-42-72-28-41.
    ▲ '아나이'의 햄요리 하몽(Jamon Sarrano)
    이국적인 음식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아나이(Anahi)를 찾아가볼 것. 아르헨티나 레스토랑이다. 무너져 가는 창고 같은 외관에 간판도 없는 곳이지만 예약하지 않으면 저녁을 먹기 힘들다. 두툼한 고기와 소박한 샐러드 맛이 일품이다. 01-48-87-88-24

    유대인이 많이 사는 마레 지구까지 왔다면, 전통 음식에도 도전. ‘팔라펠(Fallafel)’은 유대인들이 일요일 예배를 끝낸 후 찾는 전통 샌드위치. 주머니처럼 생긴 빵 안에 각종 야채와 고기, 병아리 콩을 튀긴 크로켓을 꾹꾹 눌러 담아준다. 라스 뒤 팔라펠(L’As du Fallafel)이 가장 유명하다. 일요일엔 30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카페 브레이츠(Cafe Breizh)는 크레프 전문점이다. 샐러드와 호두, 크림을 얹어주는 ‘샤렁테즈(Charentaise)’나 딸기 크레프가 인기 있다. 12~14유로. 01-42-72-13-11

    카카오 에 쇼콜라(Cacao et Chocolat)는 중앙 아메리카의 전통 문양을 찍어내는 초콜릿 가게. ‘아즈텍’ 문양의 초콜릿이 예쁘다. 8유로 안팎. 01-42-71-50-06. 아모리노(Amorino)에선 자연 재료로 만들었다는 웰빙 아이스크림을 ‘콘’으로 주문하면, 꽃잎 모양으로 만들어준다. 01-44-07-48-08.

    마리아주 프레르(Mariage Freres)에선 세계 최고의 홍차를 맛볼 수 있다. ‘어번 템플’, ‘도쿄 시테’ 같은 이름이 붙은 브런치 메뉴는 36~39유로 정도로 비싸지만 제 값을 한다. 01-42-72-28-11.


    ■ 쇼핑
    필론(Pylones)은 문구류나 인테리어 소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분할 만하다. 외계인 모양의 우산, 큰 꼬리를 가진 강아지 모양의 피자 주걱, 물주전자 모양의 핸드백을 구경하다 보면 눈이 휙휙 돌아간다. 상품들의 가격은 대략 20~30유로 안팎. 01-48-04-80-10.

    돔(DOM)에선 군더더기 없는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판다. W 호텔에나 있을 법한 독특한 의자도 약 50~100유로에 살 수 있다. 특이한 옷을 싸게 사고 싶다면 프리 피 스타(Free P Star)를 가볼 것. 파리의 중고 옷 가게 중에서도 저렴하다. 꽤 그럴 듯한 빈티지 원피스나 스웨터를 10유로 정도에 건질 수 있다. 01-42-76-03-72.

    셀리(Celis)는 손뜨개 작품들이 있는 곳이다. 주인 아주머니는 스스로를 “트리코(손뜨개질) 아티스트(Trico Artiste)”라고 소개했다. 털실이나 레이온을 손으로 떠서 브로치와 장갑, 덧신 등을 만든다. 동화 속 빨간 모자, 늑대, 할머니, 아기돼지 삼형제를 그대로 구현해 놓았다. 예쁜 벙어리 장갑은 12유로에 판다. 01-48-87-52-73.

    리치(Litch)는 중국과일 이름을 딴 종교 소품을 파는 상점. 인도, 브라질, 중국 같은 세계 여러 나라의 신을 숭배하는 물건들을 모아놨다. ‘반짝이’를 손으로 붙여 장식한 성냥갑이나 연꽃모양의 초, 알록달록한 팔찌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01-44-59-39-09.


    ■ 주말 밤 보내기
    라 페를르(La Perle)은 최근 마레에서 가장 뜨는 클럽. 음악과 칵테일, 맥주를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금요일 밤만 되면 인산인해. 맥주와 칵테일이 10~15유로. 01-42-72-69-93.

    발라조(Balajo)는 바스티유에서도 유명한 댄스 클럽. 10대들이 가득한 다른 클럽들과 달리 25~35세만 출입이 가능하다. 평일엔 살사음악과 록, 주말 밤은 디스코 음악을 틀어준다. 01-47-00-07-87.


    ■ 묵을 곳
    지하철 2호선 샤펠(La Chapelle)역 근처에 있는 호텔 ‘큐브(Kube)’는 파리에서도 가장 현대적 시설을 자랑한다. 털 외투와 장갑을 끼고 들어가 얼음 잔에 보드카를 담아 마시는 2층의 ‘아이스 바’가 볼만하다. 모든 방은 지문 인식기를 갖추고 있어, 열쇠가 필요 없다. 1박에 약 300유로. 01-42-05-2000. www.kubehotel.com
    ▲ 호텔 큐브의 ‘아이스바’
    ■ 그 밖에 가볼 만한 곳
    콩(KONG·가운데 큰 사진)은 칵테일과 인테리어가 유명한 곳. 필립 스탁이 직접 디자인한 의자들과 통 유리로 지은 레스토랑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세 여성의 얼굴이 겹쳐지는 홀로그램이 붙은 의자,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그려진 천장, 벌거벗은 아이가 그려져 있는 화장실까지 눈이 심심하지 않다. 01-40-390-900

    1862년에 세워진 라 뒤레(La Duree)의 마카롱은 파리의 명물. 부드럽고 쫀득한 감촉에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한 상자에 30유로. 01-40-75-08-75.

    콜레트(Colette)는 파리의 대표적 편집매장. 옷과 구두, 책과 음반, 각종 소품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지하 1층에 있는 명물 ‘워터 바(Water Bar)’도 놓치지 말 것. 물 종류만 60여 가지를 파는 트렌디한 음식점이다. 01-55-35-33-90.

    “떨떠름했던 사회 첫발… 와인에 취하니 달콤한 인생”

    한번의 재수 경험을 거쳐 경희 호텔경영 전문대학(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을 졸업한 나는 1996년 12월에 산학 실습생으로 스위스 그랜드 호텔(현 그랜드 힐튼 호텔)에 취직했다. 경기 침체로 인해 그냥 아르바이트생으로 1년 가까이를 보냈고, 어렵사리 잡은 6개월 계약직 자리도 IMF 분위기에 휩쓸려 무려 4번의 계약 갱신 끝에 3년이 지나서야 연봉제 신입 사원이 됐다.
    ▲ “학벌이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전문대 출신의 은대환씨는 현재 서울 강남구‘리츠칼튼 호텔’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다. 오종찬 객원기자 ojc1979@chosun.com
    처음 호텔생활을 시작할 때는 와인이 포도주인지조차 잘 몰랐고, 떨떠름하기만 한 술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딱히 다른 직업을 선택할 여지가 없던 당시 상황에서 호텔 식음료 부서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와인 공부를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다. 그러나 한잔 한잔 시음횟수를 거듭할수록 내키지 않던 와인은 마실 만해졌다.

    # 와인이 포도주인지도 몰랐다

    가끔 소믈리에가 되려면 술을 잘 마셔야 되는지 질문을 받는다. 개인적인 주량은 소주 2~3병이지만, 주량과 소믈리에의 자질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와인을 평가하기 위해서 시음하는 경우는 입안에서 몇 방울만을 넘기고 나머지는 뱉어낸다. 해마다 와인 품평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코리아 와인 챌린지’ 대회에서는 하루에 50~70가지의 와인을 시음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런 품평회에서 와인을 전부 마시면서 평가하면 아무리 주량이 대단해도 나중에는 정신을 잃을지도 모른다.

    당시만 해도 와인 같은 수입주류는 푸대접을 받았고 지금처럼 체계적인 와인 교육기관 또한 전무한 상태였다. 혼자서 와인 서적을 뒤지고 손님이 마시다 남긴 와인을 마셔보며 주먹구구식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직장 내에서는 상당한 지식을 자랑할 정도였는데, 주변 선배들의 격려도 많았지만 직급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질책도 들어야 했다.

    사람들은 흔히 와인을 마시고 어떤 와인인지 맞추는 것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각 포도품종의 생산지역마다 고유의 기후와 토양이 있고, 또한 같은 지역 안에서도 생산자의 스타일이 다양하니 이런 것을 복합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와인을 감별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입안에서 산미가 많이 느껴지면 일단 어느 정도 서늘한 유럽 지역에서 만들어 졌다고 유추해 볼 수 있고, 산미가 적고 부드럽다고 느껴지면 미국이나 호주쪽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좀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적절한 탄닌과 산미, 알코올이 느껴지면서 오크향도 온화하게 느껴지면 프랑스 지역으로 유추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카버넷 쇼비뇽이 많이 재배되는 지역은 보르도(Bordeaux)지역, 서남부 혹은 지중해가 인접한 남부 지역이 대표적이다.

    지중해가 가까운 남부 지역에서 재배된 카버넷 쇼비뇽은 기후가 더워서 과일향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그 향은 잼(Jam)같이 농축된 느낌이다. 그런 느낌이 감지되면 프랑스 남부 지역의 카버넷 쇼비뇽으로 만들어진 와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산미와 탄닌이 적절하고 약간 씁쓸한 맛도 느껴진다면 보르도 지역으로 짐작한다.

    와인의 품질이 평이하다면 그냥 단순히 보르도 지역의 와인, 아니면 와인의 수준에 따라 메독지역 혹은 좀더 특색 있는 세부 마을까지 고려할 수 있다. 아주 부드럽고 우아한 향이 나면서 깊은 맛이 나는 좋은 품질의 와인이라면 마고(Margaux)지역을 유추해보고, 약간 투박하지만 입안에서 강한 맛이 유쾌하게 느껴지면 쌩테스테프(Saint-Estephe)지역이라고 유추해본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도 전형적인 그 지방 스타일을 추구하는 생산자가 있는 반면, 좀더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생산자가 있으니 더 이상 구체적으로 어느 곳이며 어느 생산자인지까지 맞추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고 지역의 와인이면서 강한 느낌의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가 있고, 쌩테스테프 지역의 와인이면서 섬세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생산자가 있다. 영화 007이나 일부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와인을 시음하고 몇 년산 어느 지방 어떤 생산자의 와인이라는 것을 하나도 틀리지 않고 100% 정확히 얘기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이다.

    2000년 JW 메리어트 호텔에 입사는 내 자신이 본격적으로 와인 산업에 입문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태리 레스토랑에 서비스 직원으로 입사 지원을 했는데 뜻하지 않게, 호텔 경력 4년 차에 불과한 내가 객실500실 규모의 특급호텔의 음료구매 담당으로 입사하게 됐다. 당시에는 최초로 20대 나이에 호텔 와인 리스트를 관리하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빨리 찾아온 업무의 중책이 전문적인 와인 공부에 대한 배경을 조성해 주었다. 무똥까데 와인스쿨, 중앙대학교 산업교육원 와인 과정 등에서 체계적인 와인 교육을 받았고, 프랑스, 이태리등 세계 유명 와인 산지를 찾아 다니며 와인 시음회가 있으면 만사 제쳐두고 시음회에 참석했다.
    # 내 주량은 소주 2~3병
    이런 기회도 3년 후에 갑작스런 변화가 있었는데, 하루 아침에 일반자제 구매 담당으로 보직이 변경되는 통보를 받고 와인과 관련된 업무를 다음날부터 바로 손을 놓는 위기를 맞았다. 당시에는 호텔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까지 고려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지만(정신적인 스트레스로 한달만에 7Kg의 체중이 빠졌다) 접시, 린넨, 인쇄물 등의 구매 업무를 보면서도 와인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2003년, 소펙사 주최의 제3회 소믈리에 경진대회는 와인 지식에 대한 자신감을 증가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전직 서비스직 종사자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던 당시 대회에서 소믈리에는 아니지만 내 자신의 실력을 평가해보고 싶었다. 그 대회에서 난 70여명의 현직 소믈리에들과 겨루어 상위 5명이 진출하는 결선에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결과는 비록 공동 4위에 머물렀지만 이후 와인에 대한 지식 향상을 위해 보다 풍부한 기회를 갖게 되었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그러면서 와인 산지 방문도 짜여진 프로그램에 따라 다니기만 했던 것을 넘어 이때부터 내 스스로가 계획을 세워 스스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 마시는 일이 공부… 즐겁다
    제4회 소믈리에 대회에서는 처음 신설된 ‘와인 어드바이저’부분에 1위를 했고, 최초의 프랑스 농림부 공인의 ‘와인 어드바이저’ 자격증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2005년 10월경에 현 직장인 리츠칼튼 호텔측으로부터 입사를 제안받았다. 와인 업계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직함은 레스토랑 소믈리에라는 타이틀이었다. 2006년 말에는 전세계 와인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하는 제1회 한국 국제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전에는 사회 유명인사들만 초대해 한 병에 200만원이 넘는 샤또 페트뤼스(Chateau Petrus)를 서비스 하는 저녁 만찬이 있다는 정보를 들으면 무조건 그곳을 찾아가 한 모금 시음을 부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얼마 전 새로 부임한 프랑스 출신의 총주방장이 샤또 디켐(Chateau d’Yquem)-프랑스의 최고가 디저트 와인-을 마셔 본적이 있냐고 물어보길래 가끔씩 마신다고 대답하니 자신은 일생에 2번밖에 못 마셔본 와인이라며 깜짝 놀라기도 했었다. 그만큼 이제는 선택된 소수만이 마시는 와인까지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한번은 한 손님이 크로 파랑뚜(CROS-PARANTOUX)라는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으로 유명해진 고가의 아주 구하기 힘든 와인을 드시다가 나에게도 시음기회를 주고 싶어서 마개를 막아서 직접 들고 오신 경우도 있었다.

    소믈리에는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다루는 직업이지만 기본적으로 서비스 직종이다. 그렇기에 소믈리에 대회의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것보다 현재 근무하는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에게 인정 받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 소믈리에를 직업으로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는 추세다.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가진 필자의 입장에서 조언을 한다면, 다수의 직업이 그러하듯이 정말 매력적인 직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어려움도 많은 직업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과도한 업무가 있기에 적성에 맞지 않으면 버텨내기 힘든 직업이다. 급여 또한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하는데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먹고 마시는 일이 직업에 대한 공부이니 얼마나 즐거운 자기 계발인가.


    ‘소믈리에’는…

    작년 ‘제1회 한국 국제 소믈리에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은대환(34)씨는 와인을 관리하고 추천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전문 소믈리에(Sommelier)다. 현재 리츠 칼튼 호텔 소믈리에로 활동 중이다. 소믈리에는 양질의 와인을 최적의 상태에서 손님의 기호에 맞게 서비스하기 때문에 흔히 와인 감별가로도 통한다. 중세 유럽에서 식품보관을 담당하는 솜(Somme)이라는 직책에서 유래하였으며, 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와인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생겨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발전하였다. 

    미식가의 나라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 과자들

    예술과 낭만 그리고 패션의 나라로 불리는 프랑스. 그 프랑스를 일컫는 또 다른 말이 있다면 바로 미식가의 나라일 것이다. 농산물과 해산물이 풍부한 지리적 이점과 호사스런 왕실의 음식 문화가 바탕이 되어 프랑스의 음식 문화는 다양함과 화려함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되어 왔다.
    흔히 전통적인 프랑스 요리를 떠올릴 때 전채 요리부터 시작하여 생선과 육류를 포함하는 메인 요리를 거쳐 다양한 디저트와 치즈, 음료가 나오는 화려한 코스 요리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프랑스 식사 문화에도 어김없이 변화는 찾아와 지난 몇 년간은 뉴욕과 더불어 브런치의 열풍이 파리 등 대도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우리나라에도 한동안 브런치가 유행해서 곳곳에 브런치 레스토랑이 선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디저트 레스토랑의 등장과 함께 조금은 시들해지는 추세. 이미 뉴욕과 파리를 거쳐 한국에 상륙한 디저트 레스토랑은 넉넉한 양과 넘치는 칼로리로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는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 디저트용 과자를 사려고 분주한 사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디저트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 대부분은 프랑스의 음식들이다. 그만큼 프랑스의 디저트 문화가 발달된 탓으로 디저트 dessert의 어원이 식사 후 음식을 치운다는 의미인 프랑스어 데세르비르 desservir에서 시작되었다는 것만 보더라도 프랑스가 디저트 문화를 이끌어 왔고 또 이끌어 가는 나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디저트까지 맛있어야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고 생각하는 프랑스인들의 생각은 프랑스 디저트 음식이 발달하게 된 원동력이 되어온 샘이다.
    디저트 문화를 선도하는 프랑스의 디저트 음식 중 18세기부터 유럽 제과, 제빵의 중심이 되어온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 과자들과 함께 현지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파티시에와 브랑제리, 살롱 드 떼 등 디저트 가게들을 살펴보자.

    홍콩, 내 눈과 입도 그 곳에 올인


    빅토리아 항을 배경으로 붉은 돛을 펼친 선상 바(bar) '아쿠아 루나'호. /아쿠아 레스토랑 그룹 제공 사진
    홍콩에 가야 하는 이유? 딱 좋은 비행시간(3시간30분), 초고속 열차를 타면 20분 만에 공항서 도심 진입(티켓가격 1인 100달러·1홍콩달러는 약 120원). 노선이 쉽고 단순한 지하철. 그리고 우리나라에 비해 저렴한 택시요금(택시 타고 시내를 맘껏 돌아다니는데 30홍콩 달러를 좀처럼 넘지 않는다).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고, 서비스 매너가 세련돼 불편하지 않다. 쇼핑과 다이닝에 올인한 도시라 마음이 급하면 급했지, 지루하거나, 심심하거나, 실망할 틈이 없다. 게다가 10~2월까지 평균기온은 섭씨15도. 더위와 습도에 숨이 헉헉 막히던 홍콩이 아니다. 쾌적의 극치다. ‘대표선수’만 골라 소개한다.
    ▒ 이것이 홍콩 '베스트'! ▒
    스칸디나비아 풍 레스토랑 '파인즈'의 칵테일과 핑거 푸드 '스카파'
    단돈 2홍콩달러면 홍콩섬~카우룽을 오가는 스타 페리를 탈 수 있다. 그런데 선상 바(bar) 아쿠아 루나(Aqua Luna)에서의 45분간은 주책 없이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특별했던 경험이었다. 해질 무렵인 오후 5시45분, 홍콩섬 스타페리 선착장 옆 피어 5(Pier 5)에서 아쿠아 루나를 기다렸다. 빨간 돛을 단 근사한 배가 천천히 다가왔다. 선원들의 에스코트를 받아 2층 데크로 올라갔다. 누워도 될 정도로 넓은 라운지 스타일 의자에 기대 와인을 홀짝이며 좌우로 펼쳐진 홍콩섬과 침사추이의 야경에 45분간 빠져들었다. 중간에 살짝 멀미 기운이 돌았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 했다(예약 필수, 음료 한잔 포함한 티켓 가격은 낮에는 1인 150홍콩달러, 저녁에는 180홍콩달러·이하 모든 가격은 홍콩달러 기준). 호텔 컨시어지에게 부탁하면 예약해 준다. www. aqua.com.hk
    아르마니 차터 하우스(Armani Chater House, 11 Chaster Road, Central)는 옷·액세서리·메이크업·가구·생활용품·초콜릿 매장에, 서점과 플라워숍이 들어선 조르지오 아르마니 라이프스타일 빌딩이다. 랜드마크 및 IFC쇼핑몰과 ‘스카이 워크’로 연결됐다. 디자이너의 사진집, 우아한 회색 재킷, 톤 다운된 아이 섀도우와 침대보, A로고가 쾅 찍힌 다크 초콜릿과 얼굴 큰 서양란을 푸른 잎으로 돌돌 감싼 꽃 장식까지 모든 것이 아르마니! 아르마니 마니아가 아니라면 굳이 가보지 않아도 되지만.
    유명호텔과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애프터눈 티 메뉴를 갖추고 있다. 하비니콜스(Harvey Nichols, The Landmark, 15 Queen`s Road) 백화점 4층 레스토랑의 애프터눈 티. 3단 은쟁반에 과자와 케이크가 담겨 나온다. 숙박객이 아니라면 30분~1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2인세트 370달러)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더욱 ‘패셔너블’ 하며 세련됐다. 2인세트 240달러.
    ▒ 한 끼를 먹어도 특별하게… 홍콩 식당 가이드 ▒

    식당 '수이 후 주'의 고풍스러운 입구.
    다 핑 후오(Da Ping Huo, 49 Hollywood Road, Central)
    사천식 매운 요리를 낸다. 테이블 6개가 전부. 메뉴판이 따로 없고 요리사가 영감을 받아 준비하는 ‘오늘의 메뉴’를 먹어야 한다. 서빙 보는 주인장은 화가고 요리를 하는 아내는 가수다. 요리는 보통 8코스 정도인데 서빙하는 내내 요리별 재료와 함께 맵기의 정도(아주 매운맛, 적당히 매운맛, 순한 맛)를 설명해준다. 아주 매운 맛은 쿡 하고 기침이 날 정도다. 서양 사람들은 “베리 핫!”이라며 연신 코를 힝힝 풀어댄다. 8코스 요리 1인 250달러.
    수이 후 주 (Shui Hu Ju, 68 Peel Street, SOHO, Central) 홍등이 매달린 고풍스러운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곳. 실내가 어두워 더욱 근사하다. 각기 다른 도자기 용기에 나오는 조개요리와 사천 칠리소스의 닭튀김, 화이트 와인 한잔이 329달러.
    와사비사비(Wasabisabi, shop 130, Times Square, 1 Mathe son Street, Causeway Bay)
    미끄러질 듯 매끄럽고 좁은 유리복도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패션쇼 주인공이 된 듯 하다. 빨간 소파와 빨간 벽으로 꾸민 라운지가 있다. 모듬회가 푸짐하게 올라온 회덮밥과 커피가 포함된 런치세트메뉴가 128달러.
    후통(Hutong, 28F, 1 Peking Road, Tsim Sha Tsui, Kowloon) 섬세하게 조각한 나무 문과 천장, 실크 쿠션 놓인 나무 의자. 28층에서 내려다 보는 홍콩섬의 야경이 압도적이다. 매운 고추소스의 돼지갈비조림이 148달러. 검은 깨찰떡을 넣은 아몬드 수프가 68달러.
    할란스(Harlan`s, Shop 2075, IFC, 8 Finance Street, Central)
    홍콩에서 스타 셰프로 사랑을 받고 있는 뉴욕 출신 요리사 할란의 레스토랑. 넓은 창 가득 펼쳐지는 빅토리아항의 경치가 일품. 3가지 코스 점심 메뉴가 268달러.
    파인즈(Finds, 2F, Lan Kwai Fong Tower, 33 Wyndham Street, Central) 스칸디나비아의 겨울을 모티브로 한 레스토랑 & 바. 한입 크기의 핑거푸드식으로 내는 스카파(scapa) 메뉴가 인기. 6가지 모듬 스카파 요리가 248달러.

    홍콩의 인기만점 소품 매장 'G.O.D'(www.god.com.hk)에서 파는 북엔드는 120 홍콩달러.
    ▒ 스타일의 최전선, 부티크 호텔 ▒
    성수기에는 객실을 잡기 어렵고 가격도 뛴다. 인터넷으로 바로 예약하기보다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를 하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다.
    지아(JIA, 1-5 Irving street, Causeway Bay, www.jia hongkong.com)
    필립스탁 디자인의 호텔 겸 장기 투숙 아파트. 로비에는 필립스탁의 루이 고스트 체어와 찰스 임스의 라셰즈 체어 등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가 있다. 객실키를 사용해야만 열리는 로비 현관문이라 숙박객이 아니면 자유자재로 드나들기 쉽지 않다. 혼자 지내기 딱 좋을 크기의 일반 객실(스튜디오)에는 전자레인지와 식기세트까지 갖춘 부엌이 딸려있다. 스튜디오 1박 요금 1800달러, 세금 및 봉사료 별도.
    더 플래밍(The Fleming, 41 Fleming Road, Wan Chai, www.thefleming.com)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완차이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 문 연지 2개월 됐다. 베이지와 카키 등 튀지 않는 색상에 기교를 부리지 않은 심플한 스타일. 스탠다드 룸 1박 1200달러, 세금 및 봉사료 별도.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부티크 호텔 '지아' 로비. /지아 호텔 제공
    ▒ 대형 쇼핑몰, 여기만 가면 된다 ▒
    IFC(International Finance Centre, www.ifc.com.hk)
    홍콩의 수많은 쇼핑몰 중 최신 버전. 여행자에게는 홍콩의 중심이 IFC로 느껴질 정도다. 아이쇼핑 하는 재미가 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곳. 긴 가죽소파가 놓인 라운지풍의 ‘랑콤’ 매장 등을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대만족. 친절과 적당한 무관심 사이를 오가는 점원들의 서비스도 맘에 든다.
    자라, 망고 등 대형 매장에서는 탈의실 들락거리며 옷을 원 없이 입고 벗어도 ‘당신 또 왔냐’는 듯한 눈치밥을 먹을 일도 없다. IFC아이쇼핑의 절정은 역시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백화점. 디스플레이가 끝내준다. 잡지에서만 봤던(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각종 ‘잇’을 감상할 수 있는 곳.
    퍼시픽 플레이스 (Pacific Place, 88 Queensway, Central)
    IFC에 밀려 버렸다. 그러나 전통의 멀티샵 조이스(Joyce)와 I.T 분점도 있으니 빼놓으면 아쉽다. 이곳의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은 IFC에 비해 리빙 코너에 팍팍 힘을 줬다. 푸드코트의 한식코너에서는 삼계탕과 떡볶이도 판다.
    홍콩을 대표하는 쇼핑몰 IFC내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 여성복 매장.
    타임즈 스퀘어(Times Square, 1 Matheson Street, Causew ay Bay)
    시끌벅적 시장통 커즈웨이베이에 있다. 대형 아트·디자인 서점 페이지 원(page one)과 IFC보다 규모가 큰 시티수퍼(city super) 때문에 가봐야 한다.
    ▒ 특급호텔 구경하기 ▒
    여기를 봐도 호텔, 저기를 봐도 호텔. 샹그릴라처럼 홍콩섬과 카우룽 쪽에 각각 체인을 둔 경우도 많다. 만다린 오리엔탈은 홍콩섬 내, 그것도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은 거리에 2개의 호텔을 두고 있다. 기존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최근에 레노베이션을 마쳤다)이 ‘클래식한 럭셔리’라면, 랜드마크 만다린(The Landmark Mandarin Oriental Hong Kong, www.mandarinoriental.com) 호텔은 스파와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한, 섹시한 부티크형에 가깝다. 온통 유리로 번쩍대는 1층 MO바에서 아침을 먹거나, 애프터눈 티, 또는 칵테일 한잔을 즐기며 스타일을 팍팍 살려볼 수도 있다. (애프터눈 티 세트 1인 190달러). 스파에서 가장 저렴한 코스는 ‘아로마 테라피 헤드 앤 숄더 마사지’로 30분에 450달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