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7, 2011

요리계의 뜨는 별 재즈 요리사 이진호


●생소한 퓨전 요리를 알리는 게 꿈“어떻게 하면 맛있는 음식을 잘 만들 수 있을까요?” 요리사를 만나면 누구라도 던져보고 싶은 공통적인 질문이다. 그만이 가진 요리 비법에 대한 이진호 씨의 대답이 명쾌하다. 미각이나 후각, 시각적인 감각이 어느 정도는 타고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달란트만을 믿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만날 요리를 배우기만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냥 이론으로만 배우는 거죠. 기초적인 내용을 이해했다면 그 다음 과정인 연습을 시작해야죠. 요리는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잘할 수 없어요.”

여러 차례 음식을 만들어봐야 자신만의 레시피가 만들어진다는 것. 그 노하우가 무르익으면 어느 시점부터는 요리의 색감이나 전체적인 밸런스에 대한 ‘감’이 오기 시작한다. 소위 그 분야의 달인, 도사가 되었다는 증거다. 그는 새로운 요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아무 때고 샘솟아 어느 때는 자다가 일어나기도 했단다. 이젠 이미 알고 있는 요리를 재현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창작의 단계로 넘어선 것이다. 실제로 <소울 키친>에는 직접 개발한 칵테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요리사가 또 하나의 예술가라는 말은 그래서 맞는 듯하다. 창작의 즐거움을 안다는 건 무척 부러운 일이다.

그는 한참 요리를 만들 때 굉장한 집중력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게 태반이고, 그는 요리 중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상관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몰입의 힘이란 문자 그대로 자신이 좋아서, 신나서 할 때 나오는 것이니 말릴 장사는 없다. 스물두 살 무렵 피자 만들기만 열 몇 시간을 한 적도 있었다 한다. 몸이 아픈지, 배가 고픈지도 모르는 채 시간은 흘렀다. 일하다 탈진해서 푹 쓰러지는 동료를 본 적도 있단다.

스물일곱 살, 꽃처럼 예쁠 나이에 치열한 삶의 현장에 그가 서 있었다. 친구들은 어학연수를 떠난다 하고 취직을 걱정한다. 그들이 제 나이를 한껏 누리며 지내온 시간들이 그에겐 없다. 손에 물기 마를 날 없이 긴장한 채 살았다. 하지만 요리사 이진호 씨에게 후회의 빛은 한 줌도 어리지 않는다. 그걸 버렸으니 지금을 얻었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한국에 돌아와 남대문의 순대국밥도 먹고 코 빠뜨리고 감자탕도 맛있게 먹었다는 이진호 씨. 그가 우리에게 선보이고 싶은 건 ‘생소한 요리’로, 외국 요리를 우리 입에 맞게 만들어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는 여러 색깔을 가진 이질적인 문화의 요리를 다양하게 배우고, 세계 각국에서 온 손님들을 접하면서 소위 ‘퓨전’의 능력을 키웠다.

서로 다른 것끼리의 조화를 끌어내는 일, 요리사로서 그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다. 서양 요리를 알아야 한식도 변화시켜 세계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 이진호 씨는 짱짱한 실전 경험과 일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그만의 ‘독기’로 뭉쳐 있는 듯했다. 그렇기에 앞으로 우리는 그의 요리를 마음껏 기대해봐도 좋겠다.
바닐라 빈 시럽 과일 샐러드
[ 재료 ] 리치(통조림) 8알, 바질잎 8장, 자두 2개, 키위 1개, 오렌지 ½개
[ 바닐라 빈 시럽 ] 바닐라 빈(또는 바닐라 에센스) 1개, 설탕·물 ½컵씩
만들기
1
리치는 건져 물기를 빼고 자두는 씨를 제거하고 먹기 좋게 썬다.
2 키위는 껍질을 벗기고 오렌지는 껍질째 자두와 비슷한 크기로 썬다.
3 바닐라 빈에 칼집을 넣고 냄비에 설탕, 물과 함께 넣어 모두 녹을 때까지 끓인다.
4 바닐라 빈 시럽에 손질한 모든 과일을 넣고 2~3시간 이상 냉장 보관한다. 먹기 직전에 깨끗이 씻은 바질잎으로 장식한다.

tip 색감이 살아 있는 브런치 요리나 디저트로 추천하는 요리. 바닐라의 깊은 향과 과일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플레인 요구르트와 함께 내면 손님 접대용으로도 잘 어울린다.


베이컨 버섯 시금치 샐러드
[ 재료 ] 베이컨 6장, 양송이·새송이버섯 100g씩, 시금치 ½묶음, 바게트 ¼개, 올리브 오일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베이컨은 2㎝ 길이, 2㎝ 폭으로 썬다.
2 양송이와 새송이버섯은 씻어서 베이컨과 비슷한 크기로 썬다.
3 시금치는 다듬어 손질하고 길이로 서너 등분한다.
4 바게트는 2~3㎝ 길이로 사각 썰기 한다.
5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베이컨과 버섯, 다진 마늘을 넣어 볶는다.
6 버섯이 노릇노릇하게 익기 시작하면 시금치와 바게트를 넣어 살짝 더 볶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tip 프라이팬에 베이컨과 버섯을 볶은 다음 바게트를 넣어 볶는 요리로 재료의 맛이 바게트 빵에 스며들어 풍미가 더해진다. 간단한 식사로도 충분히 든든하다.


파슬리 오일 올린 브로콜리 수프[ 재료 ] 브로콜리 1개, 양파 ½개, 닭 육수(또는 채소 스톡) 2컵, 생크림 ½컵, 다진 마늘 1작은술, 비스킷 16개,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올리브 오일 적당량
[ 파슬리 오일 ] 파슬리 한 줌, 올리브 오일 4 큰술
만들기
1 양파는 손질해 잘게 썬다. 뜨겁게 달군 냄비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양파와 다진 마늘을 넣어 노릇하게 볶는다.
2 ①의 양파가 익으면 닭 육수를 붓고 끓이다가 브로콜리를 다지듯 잘게 썰어 넣는다. 3 ②의 브로콜리가 익으면 생크림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4 파슬리의 줄기를 제거하고 올리브 오일과 함께 믹서에 곱게 갈아 파슬리 오일을 만든다.
5 블렌더에 ③의 수프를 곱게 간 다음 파슬리 오일을 떨어뜨려 장식하고 비스킷을 곁들인다.

tip 세계적으로 슈퍼 푸드로 인정받은 브로콜리. 쌀쌀한 가을 날씨와 따뜻한 브로콜리 수프가 완벽한 조화를 이룰 듯싶다. 고소하고 담백해 누가 먹어도 부담이 없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