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와인 진맥 잡기가 사람보다 어렵네요.”“사진 찍기가 음식 만들기보다 어렵네요.”수원 함소아 한의원 원장인 윤철상씨(오른쪽)가 호텔 홀리데이 인 서울 조리과장 김창수씨(가운데), 와인 레스토랑‘민가다헌’소믈리에 조윤주씨와 함께 우리 설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춰보고 있다. 김 조리과장은 사진촬영이 익숙지 않아 진땀을 흘렸다.사진=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기자 (블로그)adamszone.chosun.com
그런데 막상 선물 받은 와인을 어떤 음식과 함께 마셔야 할지 몰라 당혹스럽다. 떡만두국, 갈비찜 등 대표적 설 음식과 가장 어울리는 와인의 ‘궁합’을 맞춰봤다.
와인이라면 누구보다 훤한 조윤주(31) 서울 인사동 와인레스토랑 민가다헌(閔家茶軒·02-733-2966) 소믈리에, 그리고 사람은 물론 와인의 체질 ‘감별’(시음)에도 조예가 있는 윤철상(33) 수원 함소아 한의원 원장의 도움을 받았다.
이번 ‘맞선’에 나선 와인들은 1만~5만원의 중저가. 시중 와인숍에서 어렵잖게 구할 수 있다. 설 음식은 호텔 홀리데이 인 서울 한식당 이원(李苑·02-7107-266) 조리과장 김창수(57)씨가 맡았다.
조랭이떡을 넣은 만둣국의 ‘천생연분’은 피노 노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이다. 입에 머금으면 묽은 듯하면서도 신맛, 떫은맛, 단맛, 쓴맛 등 여러 맛이 섬세하게 퍼지는 우아한 와인이다. 이 우아함이 간을 진하게 하지 않은 만두소 고기, 육수의 감칠맛을 더 분명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이번에 마신 피노 노아는 프랑스 부르고뉴산 ‘루이 라투르 산테네이(Louis Latour Santenay)’.
갈비찜은 사람으로 치면 ‘기가 센’ 쪽에 속한다. 그렇지 않아도 맛이 진한 갈빗살에 간장, 설탕, 참기름 등 각종 양념이 배어 있다. 강한 사람이라면 강한 사람과 만나야 하는 것은 음식과 와인 궁합에서도 마찬가지다. 칠레 고유 품종인 카르메네르(Carmenere)로 만든 ‘칼리나(Calina) 카르메네르’. 떫은맛과 신맛이 짙고 풍부해서 갈비찜의 드센 기운을 보완해줬다.
호박죽은 강하지 않은 단맛이 있으면서도 약간은 텁텁한 뒷맛을 남기는 게 특징. 샤도네이(Chardonnay) 화이트와인이 잘 어울렸다. 신선한 과일향과 약한 쓴맛이 텁텁한 호박죽의 뒷맛을 입속에서 깨끗하게 지워낸다. 섭씨 8~10도로 차갑게 마셔야 신선함이 살아난다. 이번 짝짓기에 나선 와인은 미국 켄달잭슨(Kendall-Jackon)사의 ‘빈트너스 리저브 샤도네이(Vintner’s Reserve Chardonnay)’.
◆다식과 머스캣 와인
머스캣(Muscat)은 단맛이 강해 서양에서는 디저트에 곁들이는 와인. 이탈리아에서는 모스카토(Moscato), 스페인에서는 모스카텔(Moscatel)이라 부른다. 달콤하면서 샴페인처럼 올라오는 기포가 매력적인 스페인산 ‘빌라 M 모스카텔(Villa M Moscatel)’을 차갑게 식혀 흑임자 및 콩다식과 맞춰봤다. 흑임자다식과는 괜찮았으나 콩다식은 텁텁하고 구수한 맛이 너무 짙어서 와인의 맛과 향을 억눌렀다.
머스캣(Muscat)은 단맛이 강해 서양에서는 디저트에 곁들이는 와인. 이탈리아에서는 모스카토(Moscato), 스페인에서는 모스카텔(Moscatel)이라 부른다. 달콤하면서 샴페인처럼 올라오는 기포가 매력적인 스페인산 ‘빌라 M 모스카텔(Villa M Moscatel)’을 차갑게 식혀 흑임자 및 콩다식과 맞춰봤다. 흑임자다식과는 괜찮았으나 콩다식은 텁텁하고 구수한 맛이 너무 짙어서 와인의 맛과 향을 억눌렀다.
“칠절판이나 산적, 신선로, 삼색전은 여러 가지 재료의 맛이 섞여 있어서 와인을 맞추기가 참 어려워요. 이럴 땐 ‘성격 좋은’ 로제(Rose) 와인이 딱이죠.” 로제 와인은 와인 제조 중간 단계에서 포도껍질을 제거해 레드도 아니고 화이트도 아닌 핑크빛 와인.(포도껍질을 끝까지 넣어두면 레드가 되고, 미리 빼내면 화이트가 된다.) 그래서 로제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의 성질을 함께 지녀 여러 음식과 두루 맞는다. 조 소믈리에는 “어떤 와인이 좋을지 모르겠다면 일단 로제와인을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단맛이 많은 한국 음식에 잘 어울린다. 역시 차갑게 마셔야 제맛이 난다. 호주에서는 로제를 화이트 시라즈(white shiraz)라고도 부르는데, 이번에 마신 와인은 호주산 ‘밴락 스테이션(Banrock Station) 화이트 시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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