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생 폴(St-Paul)’역에서 내리면 펼쳐지는 다채로운 골목 마을. 생 폴을 기준으로 왼쪽 ‘퐁피두 센터’까지 뻗어있는 골목길들은 ‘마레’, 오른쪽 바스티유 광장까지 나 있는 골목길들은 ‘누보 마레’라고 생각하면 된다.
- ▲ 휴일의 마레거리
피카소(Picasso) 박물관과 카르나발레(Carnavalet) 박물관을 추천한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이 주는 크기와 역사의 웅장함은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한 멋이 있다. 카르나발레 박물관은 건물 안의 미술작품보다 예쁜 정원으로 더 유명하다. 복잡한 도형처럼 다듬어진 잔디와 나무들 사이로 꽃들이 앞다퉈 피어 있다. 주말이면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사진을 찍으려는 파리지앵들로 넘쳐난다. 피카소 박물관 입장료는 9.5유로(1유로 1290원 기준), 카르나발레 박물관은 무료.
- ▲ 카르나발레 박물관 정원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베아쉬베(BHV) 백화점을 들러봐야 한다. 각종 미술 공구와 DIY 재료·부품을 저렴하게 판다. 지하 1층에 자리잡은 브리콜로 카페(Bricolo Cafe)도 유명하다. 얼핏 보면 꼭 창고 같이 생긴 이 곳은 하루 종일 앉아 사진을 찍고 놀아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다양한 빈티지 소품과 공구들로 가득 차 있다.
- ▲ 퐁피두센터 외관
쉐 자누(Chez Janou)는 ‘자누네 집’이라는 뜻의 음식점이다. 저녁 때면 30~40분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갈비살 스테이크에 겹겹이 쌓아 구운 감자, 토마토가 곁들여 나오는 ‘앙트르코트 비스트로(Entrecote Bistrot·13유로)’를 가장 많이 찾는다. 어떤 음식을 주문해도 ‘기본’은 한다. 디저트인 초콜릿 무스도 맛있다. 01-42-72-28-41.
- ▲ '아나이'의 햄요리 하몽(Jamon Sarrano)
유대인이 많이 사는 마레 지구까지 왔다면, 전통 음식에도 도전. ‘팔라펠(Fallafel)’은 유대인들이 일요일 예배를 끝낸 후 찾는 전통 샌드위치. 주머니처럼 생긴 빵 안에 각종 야채와 고기, 병아리 콩을 튀긴 크로켓을 꾹꾹 눌러 담아준다. 라스 뒤 팔라펠(L’As du Fallafel)이 가장 유명하다. 일요일엔 30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카페 브레이츠(Cafe Breizh)는 크레프 전문점이다. 샐러드와 호두, 크림을 얹어주는 ‘샤렁테즈(Charentaise)’나 딸기 크레프가 인기 있다. 12~14유로. 01-42-72-13-11
카카오 에 쇼콜라(Cacao et Chocolat)는 중앙 아메리카의 전통 문양을 찍어내는 초콜릿 가게. ‘아즈텍’ 문양의 초콜릿이 예쁘다. 8유로 안팎. 01-42-71-50-06. 아모리노(Amorino)에선 자연 재료로 만들었다는 웰빙 아이스크림을 ‘콘’으로 주문하면, 꽃잎 모양으로 만들어준다. 01-44-07-48-08.
마리아주 프레르(Mariage Freres)에선 세계 최고의 홍차를 맛볼 수 있다. ‘어번 템플’, ‘도쿄 시테’ 같은 이름이 붙은 브런치 메뉴는 36~39유로 정도로 비싸지만 제 값을 한다. 01-42-72-28-11.
■ 쇼핑
필론(Pylones)은 문구류나 인테리어 소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분할 만하다. 외계인 모양의 우산, 큰 꼬리를 가진 강아지 모양의 피자 주걱, 물주전자 모양의 핸드백을 구경하다 보면 눈이 휙휙 돌아간다. 상품들의 가격은 대략 20~30유로 안팎. 01-48-04-80-10.
돔(DOM)에선 군더더기 없는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판다. W 호텔에나 있을 법한 독특한 의자도 약 50~100유로에 살 수 있다. 특이한 옷을 싸게 사고 싶다면 프리 피 스타(Free P Star)를 가볼 것. 파리의 중고 옷 가게 중에서도 저렴하다. 꽤 그럴 듯한 빈티지 원피스나 스웨터를 10유로 정도에 건질 수 있다. 01-42-76-03-72.
셀리(Celis)는 손뜨개 작품들이 있는 곳이다. 주인 아주머니는 스스로를 “트리코(손뜨개질) 아티스트(Trico Artiste)”라고 소개했다. 털실이나 레이온을 손으로 떠서 브로치와 장갑, 덧신 등을 만든다. 동화 속 빨간 모자, 늑대, 할머니, 아기돼지 삼형제를 그대로 구현해 놓았다. 예쁜 벙어리 장갑은 12유로에 판다. 01-48-87-52-73.
리치(Litch)는 중국과일 이름을 딴 종교 소품을 파는 상점. 인도, 브라질, 중국 같은 세계 여러 나라의 신을 숭배하는 물건들을 모아놨다. ‘반짝이’를 손으로 붙여 장식한 성냥갑이나 연꽃모양의 초, 알록달록한 팔찌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01-44-59-39-09.
■ 주말 밤 보내기
라 페를르(La Perle)은 최근 마레에서 가장 뜨는 클럽. 음악과 칵테일, 맥주를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금요일 밤만 되면 인산인해. 맥주와 칵테일이 10~15유로. 01-42-72-69-93.
발라조(Balajo)는 바스티유에서도 유명한 댄스 클럽. 10대들이 가득한 다른 클럽들과 달리 25~35세만 출입이 가능하다. 평일엔 살사음악과 록, 주말 밤은 디스코 음악을 틀어준다. 01-47-00-07-87.
■ 묵을 곳
지하철 2호선 샤펠(La Chapelle)역 근처에 있는 호텔 ‘큐브(Kube)’는 파리에서도 가장 현대적 시설을 자랑한다. 털 외투와 장갑을 끼고 들어가 얼음 잔에 보드카를 담아 마시는 2층의 ‘아이스 바’가 볼만하다. 모든 방은 지문 인식기를 갖추고 있어, 열쇠가 필요 없다. 1박에 약 300유로. 01-42-05-2000. www.kubehotel.com
- ▲ 호텔 큐브의 ‘아이스바’
콩(KONG·가운데 큰 사진)은 칵테일과 인테리어가 유명한 곳. 필립 스탁이 직접 디자인한 의자들과 통 유리로 지은 레스토랑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세 여성의 얼굴이 겹쳐지는 홀로그램이 붙은 의자,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그려진 천장, 벌거벗은 아이가 그려져 있는 화장실까지 눈이 심심하지 않다. 01-40-390-900
1862년에 세워진 라 뒤레(La Duree)의 마카롱은 파리의 명물. 부드럽고 쫀득한 감촉에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한 상자에 30유로. 01-40-75-08-75.
콜레트(Colette)는 파리의 대표적 편집매장. 옷과 구두, 책과 음반, 각종 소품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지하 1층에 있는 명물 ‘워터 바(Water Bar)’도 놓치지 말 것. 물 종류만 60여 가지를 파는 트렌디한 음식점이다. 01-55-35-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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